1.11.12

비웃어도 좋은 글!
다들 알다시피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감정을 경험하고 생애 최고의 미소를 본 댓가란 참혹했고, 그로인해 나는 다시 한번 내면의 화신폭발과 지진 온갖 재해를 맞이하고 무너져내리고 눈 뜨면 언제나 캄캄함 밖에는 볼 수 없었던 내가,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창문을 통해 햇빛을 들어오는 것을 인지 했을 때에는 조금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. 다시 도지던 증상들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용기와 함께 말이지. 그렇게 그 날 나는 어영부영 졸린 눈을 비비며 학교에 갔고, 그 수업을 마지막으로 종강이던 나는 이때다 싶어 진로 상담을 하러 갔다. 받고 나면 뭐라도 풀릴 줄 알았던 그 상담은 미친듯이 쏟아지는 정보로 오히려 나를 짓누르는 결과를 낳았으나, 혼미하게 살자하고 일부러 더 정신 놓고 사니 되려 서서히 깨고 있던 내 정신에 그 상담은 catalyst 가 되어주었다. 사실 듣을 땐 멀리 도망가고 싶더라. 눈 앞에 있는 것도 어려운데 아득한 미래라니, 너무 무섭잖아 하면서 소리 지르고 싶었다. 또, 현실은 이러나 저러나 잔인해서 나보고 '너 찌질하게 드라마퀸같이 감정노동 할 시간 없어 정신차려' 하는 것 같았다. 여튼, 도망가는 건 내 더러운 성질머리와는 맞지 않아서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일단 해봐야지, 라는 생각이 스치고 짱구를 열심히 굴린 결과.
앞으로 이 대학에서 적어도 4년, 나는 소위 썩을 것이다. 학교를 바꾸어도 어쨌든 그 긴 시간동안 나는 배워야 하는 학생인 것이다. 내 청춘의 중심이 한번은 사랑이었다면 이젠 이 긴 시간을 어떻게 잘 활용해 더 멋진 내가 될 수 있는지를, 우위에 두고 싶다. 최근의 감정노동으로 깨닫은 것이 꽤 있는데 다 말하기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몇가지만 꼽자면.
기다림에도 종류가 있다는 것.
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초조해지고 나를 구렁텅이로 몰아 넣는 기다림이 있는가 하면, 그 시간을 나를 가꾸고 발전시키는 기회로 삼는 기다림이 있다는 것.
나는 후자를 택할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. 그리고 나는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 할 수 있다는 것. 시간은 흐른다는 것.
언젠간 그와의 시간도 어린 그때의 기억처럼 더 이상 아프지 않고 미소만 지어질 날이 올 것을 난 믿어 의심치 않는다. 좋았던 시절은 좋았던 그대로 남기고 나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그 곳을 떠나와야 한다. 텅텅 비었다고 생각했던 마음에 이제 다른 게 차오른다. 한 때는 원망도 미움도 그 자리를 꿰차고 있었지만, 이제는 안다. 그것도 다 감정이 있을 때에나의 얘기라는 걸. 지금은 조금 다른 색의 감정. 고마움과 그저 안녕을 비는 마음.

진정한 사랑은 모든 것을 부수어 버리고도 치료가 가능하고, 시간의 양은 요소일 뿐 정말이지 주체나 핵심이 되어선 안되는 것 같다.

부서지고 깨져도 좋다.
좀 더 유쾌하게, 유치하게, 생생하게 살테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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